-2014/works2013. 1. 7. 23:35

2013년 달력을 오늘 받았어요. :)

연말 택배가 밀린 탓에 실물을 조금 늦게 받았지만...

올해 달력이 작년보다 더 예쁘게 나온듯 해요. 조금 더 탄탄한 만듬새가 마음에 듭니다.  

 

해마다 달력을 만들던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그룹 [8요일n] 에서, 올해는 따로 달력을 제작하지 않았거든요.

대신, 다같이 플랜코리아 달력에 재능기부로 참가했습니다.

저는 3월, 6월을 작업했어요.

(왜 저만 두 장이냐면.. 저희가 11명이라 해마다 돌아가면서 한명이 두 장 작업하거든요. 이번엔 제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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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담하고 예쁜 달력은 플랜샵에서 구입하실 수 있어요. 아래 링크로. :)

http://www.planshop.co.kr/product/product_view.do?pid=173

제가 작업했던 망고나무 포스트잇도, 다른 분들의 예쁜 카드와 포스트잇도 절찬리에 판매중! 이에요.

 

 

 

Posted by 유니~
-2014/days2012. 12. 31. 23:18

 

 

2012년이 이제 한시간도 안 남았습니다.

한 해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요.

 

어이없는 일도 힘빠지는 일도 많았지만 그만큼 즐거웠던 일도 알찬 시간도 많았으니,

꼭꼭 씹어 삼키고 이제 내일을 맞이하려고 해요.

 

일년동안 뭐 그려서 남은 것도 없다고 투덜거리다 보니

몇 장의 큰 그림들을 붙들고 마음을 쏟아낸 것들이 있더라고요.

사진의 하늘 두 조각은, 올 하반기에 그려낸 것이지요.

 

다가오는 해에는, 어쩌면 조금 천천히 걸어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멈춰서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희망찬 새해를 시작하시기를.

 

 

Posted by 유니~
여행/2012 paris2012. 12. 30. 12:46

 

파리에 도착해서 처음 며칠간 루브르와 오르세 등등 거대한 뮤지엄들을 돌고 나서,

다음에 찾아간 곳들에서는 거의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며 구경했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거의 없어요.

사진을 찍기에 빛이 부족하거나 관객이 많거나, 혹은 금지되어있거나. (혹은 꽤 높은 확률로, 이미 넋을 놓았거나.)

 

 

 

 

이 곳은 오랑쥬리 미술관입니다. 오르세 맞은편 쪽에 위치해있고, 규모가 작은 편이라지만 굉장한 소장품들이 많아요.

인상파 작품이 주로 있어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엄청나더군요.

1층에는 거대한 방 두개에 그 유명한 모네의 수련이 있어요. 360도로 넓게 배치된 수련을 시야에 가득히 담고, 방 가운데 앉아서 몽롱하게 지나간 시간은 아마 잊지 못할 거에요. (사진촬영불가.. 어차피 사진으로 담아낼 능력이 없어요. )

 

 

 

 

 

그리고 에드워드 호퍼의 특별전이 열렸던 그랑팔레 입니다.

상설전이 열리는 많은 미술관들 이외에, 유일하게 일부러 찾아간 기획전시였어요.

휘트니미술관에서도 한번에 다 볼 수 없을꺼라고 할 정도로 많은 작품들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아주 귀한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이 전시에서, 파리 사람들의 전시회에 대한 열정을 아주 사무치게 보았어요. 대기줄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픈시간 40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결국 두시간 가까이 야외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들어갈 수 있었지요. 그만큼 내부는 인원 제한을 해서 쾌적했지만, 사진은 없습니다. :)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호퍼의 그림은 외롭지요.

도시의, 혹은 사회 속에서의 외로운 모습, 외로운 풍경들을 잘 짚어주잖아요.

유럽까지 가서, 이국 땅에서 또 이국의 외로운 그림들을 실컷 보았어요.

어디가 예약 줄이고 어디가 표 사는 줄인지도 모르는 채 눈치껏 줄 서서, 나 홀로 동양인인 채로 추위에 떨며 대기했다가, 모두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소곤거리는 사이에서 고요하게 그림 속을 헤엄친 시간. 아주 그냥, 외로움이 절절히 다가오고 좋더라고요. 슬프거나 힘들었다는 말이 아니고요, 그 마저도 적절하게 배치된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친구랑 꺄꺄 거리며 돌아다니는 것 만큼이나, 조용히 혼자 이국땅에 왔다는 걸 느끼는 시간도 필요했거든요.

그리고 그 홀로 걷는 파리의 정점에 호퍼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는 몽마르뜨언덕 위의 에스파스 달리. 달리 미술관이에요. 작은 규모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구석구석 재기발랄한 달리 아저씨, 현재에 있었어도 엄청나게 재밌는 작업을 했을 거에요.

잔뜩 둘러보고나니 배고파져서 바로 빵집으로 달려갔어요...

(몽마르뜨 근처에 맛있는 빵집이 없다는 가이드북, 믿지 마세요. 2011년 파리 바게뜨 그랑프리와 2010년 그랑프리 를 받은 집이 둘다 아베스역 근처에요. )

 

 

요 예쁜 동네는 파리의 서쪽 끄트머리, 마르모땅 모네 뮤지엄이 있는 곳이에요. 메트로를 안 타고 버스를 타고 근처까지 가서 살랑살랑 걷는데, 이 동네는 손꼽는 부촌이라더니 정말 샵들도 예쁘고 거리의 사람들도 예쁘고.

부잣집이라지만 으리으리하기만 한 게 아니라 정말 편안한 모습의 주택가였어요. 어쩐지 우리동네 같아서 좋았던 동네.

 

이렇게 예쁘고 작은 공원을 지나가면 나오는 작은 미술관, 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큰 건물에 들어갔더니, 모네의 방 이외에도 (수련 몇 작품& 꽃 그림들 & 그리고 그 유명한 해돋이, 인상 이 있지요.)

시슬리나 모리조 등등의 그림이 많았고요. 파리의 많은 미술관들이 그렇듯 이곳도, 저택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미술관이어서 구석구석 실내 장식과 건물 구조 자체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지하층의 기획전시실도 생각보다 컸고요.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와 함께 방문하면 참 좋았을 텐데, 제가 간 11월은 지베르니의 모네의 집도 오베르의 고호의 집도 오픈하지 않는 시즌이어서, 아쉬움이 좀 많이 남았습니다.

 

 

사실은, 파리에서 각종 전시를 보며 일본에서 보았던 수많은 기획전과 상설전들이 계속 생각났어요.

고호나 드가 처럼 커다란 기획전을 찾아가서 보았던 기억도, 우에노에서 보았던 루브르 미술관전이나, 긴자에서 보았던 마네의 그림들도. 그리고 신주쿠에서 본 고호의 해바라기도요.

오르세나 오랑쥬리, 모네 미술관 같은 곳은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곳이니 당연하긴 하겠지만, 관람하는 내내 한국인은 거의 못 보고 일본인들을 주로 마주쳤어요. 덕분에 어딜 가도 일본어 설명이 많아서 저는 편하긴 했는데요...; 관광 시즌이 아니라지만, 여기까지 오는 한국인이 그만큼 적기도 한 게 사실이구나 싶었어요. 그들이 사들이고 소장한 것이 많으니 그만큼 교차 전시도 많을 수 있을 것이고, 그만큼 관심이 많으니 당연한거겠지만 아쉽긴 했어요. 부러워하지는 않기로 했으니.

그래도 다행인 건, 오르세나 오랑쥬리에서처럼, 건물 입구에서부터 '코리안? 안녕하세요~' 로 웃으며 맞이해주는 분들이 많았다는 것.

 

 

그 외에도 잠깐씩 들렀던, 빅토르 위고의 집이라던가, 브랑쿠시 아틀리에라던가, 몇 군데 더 있겠지만 생략합니다.

사실 다 좋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네요. :)

 

Posted by 유니~
-2014/days2012. 12. 25. 10:41

성탄절 아침의 포스팅.

모두들, Merry Christmas!

 

Posted by 유니~
여행/2012 paris2012. 12. 22. 22:48

이번 파리 여행의 절반 정도는 미술관 투어였습니다. 항상 그렇죠 뭐.

 

그래서 간략히 뮤지엄 이야기를 해보자면...

 

많이들 찾아가시는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입구로 들어가려면 엄청 줄이 길다는 이야기도 들었었지만,

제가 간 11월 초는 역시 비수기 답게, 널널히 돌아다닐만 했어요.

오전나절 도착해서, 들어가자마자 일단 denon관의 모나리자 표시를 향해 달려들어가서,

모나리자를 여유있게 보고나서 거기서부터 관람했답니다.

저는 맨 앞에서 모나리자와 잠깐이라도 눈맞춤 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그리고 뭐.. 그렇게 루브르에서 시작된 날은 어둡고 피곤에 지칠 때 까지 루브르에서 나갈 수 없었다는 이야기.

 

 

 

 

 

루브르는 사진촬영이 가능했어요. 작품 사진도 간간히 맘에 드는 것마다 찍고..(그래도 엄청난 양)

눈 돌리는 곳마다 가득한 볼거리에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여행 초반부에 체력이 충분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달까요...

 

 

이곳은, 보시다시피, 로댕 미술관입니다.

사실 들어갈 때만 해도..  아침에 일찍 보고 얼른 다음 코스로 이동하자! 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오전 내내 봐도 모자라더라구요....  

 

로댕 미술관의 정원은 꽤 넓어요. 늦가을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오르세미술관의 위층에 있는 시계탑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저 시계 너머로 세느강이 보이지요.

오르세는 내부에서 사진촬영이 불가능했는데, 요기서만 다들 찍더라고요.

 

이건 그러니까, '흔한 오르세 인증샷' 의 하나랄까요.

 

그리고 이 곳은 센터 퐁피두, 위층에 있는 국립 현대미술관입니다. 

저기 보이는 후앙 미로의 'blue'연작이, 들어가자마자 기선 제압을 딱. 그리고 저는 또 정신없이 헤벌레 해서는 그림 사이를 쏘다니며 넋을 놓았고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꽤 많은 분들이 찾아가시는 곳들일꺼라 생각합니다.

그림에 관심없으신 분들도 파리에 갔다면 오르세나 루브르중의 하나는 '발디뎌보는' 분들이 많으시기도 하고요.

(그치만 그런건 그닥.. 권장하고싶지는 않아요.여행지의 귀한 시간, 관심있는 일에 써야죠.)

저도 전공자 치고는 꽤나 슬렁슬렁 관람하는 편인데요, 그래도 루브르와 오르세는 하루씩은 꼬박 걸렸답니다.

로댕은 그래도 좀 작지만, 정원이 예뻐서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요.

퐁피두는, 의외로 볼 거리가 많습니다. 기획전까지 다 본다면 하루종일 걸릴거에요.

작품들이 내뿜는 에너지와 공간이 자아내는 힘, 그리고 진지하게 관람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더해지면 사실 굉장히 쉽게 피곤해질 수 있어요. 커다란 곳들을 돌아보는 일은 정말  체력과 정신력을 엄청나게 필요로 합니다.

 

뮤지엄 패스 정보라던가, 몇시간 걸린다던가, 그런 이야기는 사실 사람마다 워낙 다른거고 시즌에 따라서도 다르니 생략하고요.제가 미술관 다녀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약간의 분위기  정도..

 

루브르 뮤지엄은 곳곳에 정장을 입은 지킴이+보안요원들이 있었어요. 대부분 젋은 사람들이고 물론 훈훈했지만, 관람객들과 구분되는 '일하는' 분위기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루브르의 소장품들은 거의 고전이 많으니까요. 공간도 엄숙하고, 화려하고. 그러니까 거기에 어울리게 격식을 갖춘 사람들이 일하는 느낌.

 

그런데 오르세 뮤지엄은, 조금씩 달랐지만 압도적으로 '노신사'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지긋하고 시크하게 앉아계신  지킴이에 열광할 제 지인 몇몇 분들이 생각날 정도로요... 손자 다루듯 상냥하게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계신 할머님 할아버님 지킴이 요원들도 자주 보였고요.  전반적으로 다른 곳보다는 지긋한 연령대...

오르세는 거의 인상파의 회화 소장품들이 유명한대다가, 오래된 기차역을 리모델링한 내부 구조도 전통적인 분위기를 잘 살리는 곳이니, 점잖은 분들이 주로 앉아계시는 것이 참 어울려서 혼자 재밌어했답니다.

 

그에 비해 퐁피두센터에서는,  '관객인가? 일하는 사람인가?'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퐁피두의 근대- 현대미술 전시장에는 사실 거의 관광객들이 없었거든요. '동네 학생들' 이나 '근처에서 보러 온 예술대학생' 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80%이상이어서, 관람객도 일하는 사람들도 작품들도 건물도 모두들 자유로이 느긋한 분위기.

아무래도 저녁시간에 관람한 탓도 있었겠지요. (저녁 9시까지 오픈이거든요)

 

(그러니까, 퐁피두가 물은 제일 좋았어요. 멋스러운 동네 청년들과 데이트하는 커플들... 그들이 그림보다 더 그림같아요.)

 

오랑쥬리 미술관과 다른 곳들은 다음 기회에 이야기할게요.

굳이, 베르메르 그림을 두번째 본 이야기라던가,

모네의 그림이 역시 좋았다던가, 의외로 마타의 그림이 감동적이었다던가,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