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다놓고, 미루고 미루다가 반납일을 하루 남겨놓고 읽었다.;;
오르한 파묵의 이름이 눈에 띄길래 집어왔더니, 신간이 아니고 예전꺼였는데..
하얀 성 다음 작품이었다. 이런..;
터키 문학의 특징인지, 이슬람 문화권의 특징인지, 작가의 특징인지도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이쪽에 문외한이지만..
이사람 책은 참 특이하다.
쉬운거 같은데, 읽다보면 응? 하게 되고, 다시 보면 또 그렇게 난해하지도 않은데,
곳곳에서 고개를 내미는 작가의 자아와,
작중 화자가 끊임없이 바뀌는 느낌에 혼란스러워하다가,
수많은 의미와 경구에, 비유에, 신호들에 어리둥절했다가..
그러다보면 다 읽었다.
"인생만큼 경이로운 것은 없다, 유일한 위안인 글쓰기를 제외하고는."
'글을 받아쓰게 하는 것은, 왕자에게 있어 자신이 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왕자는 마호가니 책상에 앉은 서기에게 받아쓰도록 할 때만이 오로지 자신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하루종일 귀 속에서 들려오는 다른 사람들의 소리를, 별장의 방에서 서성거릴 때 뇌리에 박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을 거닐 때 도무지 벗어나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오로지 서기에게 받아쓰게 했을 때만 극복할 수 있었다.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생각을 파악해야 한다" 라고 왕자는 말했고, 서기는 이를 받아썼다. "
제랄, 뤼야. 갈립. 그 누가 어찌 된 것이고 누가 무엇을 의도했는가.
결국 모든 것이 어디로 갔는가.
누가 그 자신일 수 있는가.
자아를 찾는가, 자신이 되어가는가,
어떤,,, 시간과 기억의 정원속에서 그 누군가가 누군가가 되는것인가.
자신만의 기억의 정원, 얼굴을 읽는 방법, 자신이 되는 방법,
목소리. 성찰. 궤도. 길. 메세지. 신호. 비유...
수많은 작가들의, 글쓰기에 대한, 작가 활동을 하는데 대한, 자기 성찰을 하는데 대한 내용들을 여기저기서 읽을 수 있다. 딱히 자전적 소설이 아니어도, 작가의 시점이 아니어도 여기저기에서 나오는 글쓰기에 대한 글쓰는 사람들의 애착과 정성이라니.
물론 이건 '글쓰기' 에 대한 책이 아니지만.
요즘 읽은 책들에 일련의 흐름이 그런 듯 싶다. 대세인건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