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book log2012. 8. 29. 22:32

 

 

올 여름의 지독했던 더위 속에서,

오랜만에 줄기차게 책을 읽고 읽었습니다.

나름대로 폭염의 긍정적인 효과랄까요.

 

그 속에서 성공했던 한 권의 신간 소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백영옥)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지 짐작도 할 수 없는 묘한 제목에 이끌려 집어들었지요.

실연당한 사람들만 읽는 책은 아니더군요. :)

묘한 이야기, 어딘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

나와 같은 이야기이며 또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조근조근 펼쳐지는데,

술술 읽을 수 있으면서도 잠깐씩 멈추어서, 한 단락을 조용히 소리내어 읽어보곤 했어요.

저에겐 그런 게 좋은 책이에요. 쉽게 읽히면서, 쉽게 읽어치우기가 아까워지는 책.  

 

하지만 저에게 눈물과 불면의 밤이란, 실연에 결부지어진 것이 아니라서, 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고 말이죠.

어디까지 감정적으로 그 상황에 빠져볼 수 있을까, 하는걸 생각하면 살짝 아쉬운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그래도, 끝까지 온기를 간직한 채 읽어나갈 수 있었어요.

 

제 또래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작가분이라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된 책이었습니다.

 

2주전에 읽고 그려놓고 스캐너때문에 이제야 포스팅합니다. 그래도 8월은 안 넘겼어요..ㅠㅠ

 

 

 

 

 

 

 

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2. 8. 2. 16:48


그러니까, 비틀즈를 듣다가 영화 '조지 해리슨'을 보고 난 후,
이틀 정도 비틀즈만 듣다가 책을 읽었으니.
필연적으로 ' 그것은 꿈이었을까(은희경) ' 로 흘러간 것입니다.
지난 주에 빌려오면서도 '비틀즈'라는 키워드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말이에요.

이 책은, 비틀즈의 Rubber Soul 앨범의 곡 이름들이 목차로 사용되었거든요.
그 앨범이 소설 속에 등장하긴 하지만 직접적인 내용과 연결되는건 아니에요. bgm 이랄까, 중간에 가사가 살짝 인용되긴 하지요.

중반 이후로, 꿈과 현실이 뒤섞여 나아가는 진행에 금방 몰입되어서 생각보다 일찍 읽기도 했고.
초록색 원피스의 그녀의 이미지가, 왠지 몽롱하도록 무더운 이 날씨에도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런 날씨에는, 사람과 물체와 공기와 바람의 경계도 옅어지는 것 같잖아요. 꿈과 환상과 현실도.

때로는 어떤 꿈은 현실보다 더 현실감 넘치게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하고요. 현실같지 않은 현실이야 요즘은 너무 흔한 얘기지만.


커다란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음악에 감싸안긴 채로 읽고싶은 책이었습니다.
그렇게 또 읽을 기회가 있기를.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2. 1. 8. 21:36


평소에 픽션 편식이 심한 제가 소설이 아닌 책을 읽는 것은, 가끔 여행이나 음식에 대한 책을 보는 때 정도입니다.
어쩌다보니 새해의 첫 책은, 읽으면서 계속 배고파지는 '보통날의 파스타'.
유명 쉐프의 책이니만큼, 파스타 이야기와 이탈리아 이야기, 간간히 나오는 레시피.. 자기전 독서로는 참 힘겨웠지만 책은 술술 읽혔어요.

요리는 하나도 못하고, 적극적으로 맛집을 찾아다니는 부지런함도 없지만.
먹는 걸 좋아하고 그만큼 먹는 이야기도 좋아해요.

실은 작년부터 먹을 것 이야기가 하나 진행중이고,
하나 더 할까 생각중이고..
그래서 새해 벽두부터 음식 이야기를 읽으며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하려고요.
근데, 음식 그리는 건 먹는 것보다 어렵네요.

위의 그림은 책 읽다가 봉골레 먹고싶어져서 독서일기 삼아 그린거에요. 진행중인 책과는 별개입니다.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1. 9. 28. 00:10


방치해두었던 블로그에 부랴부랴 독서일기용 드로잉 하나..;;

최근 읽은 소설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오수완/뿔]

오래전 어디선가 추천글을 보고 적어두었다가 이제서야 도서관에서 집어들고 온 소설입니다.
덕분에- 어째서 골라두었는지, 무슨 내용인지 힌트 하나 생각나지 않아서 아무런 선입견도 없이 한방 먹고 낄낄거린,
오랫만에 즐거운 경험이네요.

책읽기에 대한,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이거 무슨 말이지?;)
아마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내용.
약간은 아쉬움도 있지만, 이 소설은 본격 추리소설도 아니고.. 몇가지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워낙에 전 추리소설을 즐기는 편이라기보다 이미지 자체를 즐기는 편이라서요.

전혀 다르긴 하지만,
책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책 사냥꾼] 이지 않을까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재밌어보이는 책을 찾아 헤매이는 모든 이들이.


그나저나 세계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는 책 하나, 라는건 꽤 많은 책들에 등장하네요. 아니면 제가 유난히 그런 책들을 많이 읽는지도. (절대반지도 아니고 절대 서적이라....)


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1. 5. 11. 23:15


트위터에서 발간 이벤트로 받아 읽고서, 몇주, 아니 두달은 지나서야 정리하는 게으른 독서일기입니다;
(말그대로 야행관람차 사진으로 당첨되었었지요. 그리운 요코하마.)

미나토 가나에의 책은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리스트업 해두고서
찜해두었던 '고백'이 아니라 신간인 야행관람차를 먼저 접했습니다.
최근 엄청나게 인기끄는 작가라는건 알고 있었어요. 작년 홍백전 심사에 나왔을 정도니까 뭐...

제목에서 상상했던 것과는 꽤나 다른 이미지의 책이었는데
실망하지는 않고 기대는 충족시켰달까.


소설 속에서 중요한건 사람들이죠.
이 책 속의 가족들을,
공감하기 어려운 엔도 가족도, 언덕길 병도, [그럴 법 하다] 는 생각을 할 수는 있게 만들어주었으니 이 책은 성공한것이고요.


저 역시,
언덕위에 고급 주택가가 즐비한 동네에서 성장했고,
말 그대로 [골목에서 제일 작은 집이 우리집] 이었고,
어릴 적 살던 곳, 친구들와의 차이도 느껴보았고....
하지만  문제없이 잘 지내온 것은..
역시 중요한건 사람들인거죠. 

개인적으로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대입해가며 읽게 되어버렸는데,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르겠지요?
어렵지 않은데 묵직한 잔상이 남았던 책, 입니다. 

 
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1. 4. 11. 00:06


그러니까, 작년 여름에 야심차게 읽기 시작해서,
한 챕터, 한 챕터, 아주 천천히 띄엄띄엄 읽어내려가다 보니 (챕터 사이의 공백이 한달;;)
이제서야 다 읽은 책.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뭐랄까, 한국어 제목보단 일어 제목과 영어 제목을 한꺼번에 봐야 할 꺼 같은 느낌이지만.

走ることについて語るときに僕の語ること。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뭐 그렇다고 영어버젼까지 세가지를 읽은 것은 아닙니다만.


읽다보면,
못견딜 정도로 뛰고 싶어지고, 쓰고 싶어지고, (=그리고 싶어지고)
하여간에 무엇이든, '행하고 싶어지는' 책.
좋은 이야기입니다.
게을러질 때마다 조금씩 읽으면 손 끝이 근질근질해져서... 참을 수 없달까.
저만 그런지도 모르지만요,
적어도 제 주변의 몇몇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들을 하지요.

정말로 치열하게, 살아내고, 써내기 위해서 그가 행하는 일들, 생각하는 일들의 기록을 읽다 보면
나 자신이 한심해질 때도 있고, 힘이 솟을 때도 있고...


그것이 무엇이든, 남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든,
자기자신에게 '의미있는' 일들을 꾸준히 행해야겠지요.


+
덧붙이는 그림은, 최근 그린 그림에서 한 조각, 옛날 그림에서 한조각, 또 예전 드로잉에서 한 조각 씩 보태어 새로 만들어낸(?) 것. 쟤는 다른 그림에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침 뛰고 있어서.:)



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0. 10. 4. 23:25


읽은지 두달은 지난, [흑과 다의 환상]
끄적끄적 해두었던 메모를 이제서야 정리하고....

[삼월은 붉은 구렁을] 이라는 알 수 없는 제목의 책을 기대없이 읽고서
푹 빠져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던 것이 지난 여름.

그에 대한 확장판, 의 개념으로 그 1부의 흑과 다의 환상을 읽은 것이 올 여름.

그리고 지금은 이미 늦가을?;

제목으론 알 수 없는 것이 온다리쿠의 책이고,
여러가지 장르에 걸쳐 있어서 알 수 없는 책들이 많지만.
이런 느낌의 책들은 좋다.
참으로, 여름밤에 어울리는 장르소설.


그렇지만 참 안타까운건,
소설 속의 청춘과 회고하는 어른, 의 갭이
나로서는 참 다르다는 거다.
나는 이미 완연한 [어른] 의 나이인데 말이지....


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0. 7. 15. 23:15

+



예전부터 찜해놓고 읽어야지, 하고 미루고만 있던 책.
온다 리쿠-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의 학원물이 마음에 들어서, (삼월은- 같은 미스테리도 좋아하지만.)
단편집 [도서실의 바다] 를 읽었을 때,
그 안에 [피크닉의 준비] 가 있었지요.
그걸 읽고 질러두었던 책.

서점대상이니 뭐니  이런저런 타이틀도 많이 붙어서 기대도 좀 컸지만..

내용은 약간 의외. 갑자기 청춘드라마인걸?


하지만-
변함없이 전 온다 리쿠가 쓰는 글 속의 여러 '장치' 들이 참 좋아요.

'보행제' 라니.
아침부터 시작해서 하루종일 걷고, 
밤 늦게 두어시간 휴식 시간을 가지는것 외에는 하루 낮 하루 밤을 꼬박 걸어
다음날 아침에 학교에 골인하는,  그런 행사라니. 생각만 해도 힘들지만 그 느낌이라뇨.


[다함께, 밤에, 걷는다. 그저 그 뿐인데 이렇게 특별하다니] 
라고 반복되듯이. 

역시 여름밤은 장르소설~ 이라니깐요. 
이제 뭘 읽나....;
 
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0. 6. 24. 00:07

+

오랫만에 독서 일기.

어딘가에 추천사가 뜬걸 보고 읽게 된, 올리브 키터리지.
(아마도 김연수씨 추천이라고 붙어있어서 읽었을꺼다. 게다가, 줌파 라히리 이후에 퓰리쳐상 수상작에 대한 신뢰도가 급 상승했으니까..)


몇년 전에 이런 소설을 접했더라면 흐지부지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잔잔한 듯 울림이 큰. 올리브와 그녀 주변의 이야기들.

정신없던 마음에 며칠 쉬면서 차근히 읽고 나니...
십년쯤 후에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뜨거운 여름날에는 그닥, 이지만
빗소리와 함께하는 밤시간 이라면, 꽤 괜찮을 듯한 책.


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0. 3. 13. 00:14

+

오랫만의 독서일기, 오랫만의 온다 리쿠.

제목을 듣고 이게 당췌 무슨 책일까, 싶어서 고민하던 [삼월은 붉은 구렁을] 을 드디어 읽었다. (우리말로;)


다 읽고, 반복해서 뒤적뒤적해가며 다시 한번 읽다.

온다 리쿠는 학원물만 괜찮은 줄 알았더니! 이쪽이 더 취향.

동명의 책을 둘러싼 이야기,
4부작 안의 4부작 설명.
이야기의 힘, 이야기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책.

여러 모로, 몇년 전 푹 빠져서 읽었던 [열 세번째 이야기] 를 생각나게 했다.
그쪽은 너무나 영국 소설다웠고,
이쪽은 너무나 일본 소설답지만.

쉴 새 없이 이야기되는 동명의 책, 을
읽고 싶어서 근질근질.



아아, 나도 이야기가 열리는 나무를 찾고 싶어요.


독서그림일기, 의 탈을 쓴,
새로 산 색연필 테스트 컷;;;
잉크텐스의 진득한 색감이 마음에 들어요.


Posted by 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