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2 paris2013. 1. 28. 23:30

몇주에 한번 포스팅하는 게으른 블로거. 해를 넘겨 올리는 늦가을 여행얘기입니다. ^^;;

 

이름난 관광지를 그닥 찾아다니지 않은 여행이지만, 

들러본 성당 몇 군데는 정리해두고 싶었어요.  

 

자신있게 말하긴 매우 미흡하지만,저는 가톨릭입니다.

여행을 갔던 2012년 11월에는 세례도 받지 않은 예비자 신분이었고, 다녀와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힐데가르트라는 멋진 이름이 생겼답니다.)

 

신자이건 아니건 유럽여행을 가면 성당을 많이들 들르시지요.

저도 '가볍게 몇군데 들러보지 뭐~' 하는 마음으로 갔었어요.

 

 

일단.

 

 

그 유명한 노틀담 드 파리,

전망대의 가고일동상들 너머로 풍경도 보았고요.

 

 

 

 

 

 

첨탑쪽 전망도 정말 예뻤어요.

노틀담에 올라갔던 날은 굉장히 춥고 흐리고 음침한 날씨라서, 뭔가 하나 날아올 듯한 기분이 들 정도랄까.

영화 속 특수효과같은 날씨였어요.

20명정도 단위로 입장해서 올라가는데, 내내 함께 움직이던 훈남들 덕분에 더욱 더 영화 속...(음?)

 

 

 

 

 

 

 

전망대에서 추위에 떨다 내려와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마침 정오 미사 시간이었어요.

미사 집전하시는 신부님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데, 그 울림이, 소리가, 공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홀 중앙에 미사보는 사람들이 경건한 중에, 가장자리로 조용히 구경하며 거닐고, 작은 초도 하나 사서 봉헌해보기도 하고요,

성물 파는 곳에서 폭풍 쇼핑을 했고요...(어차피 살 거라면 여행 기념품 삼아 세례식 준비 삼아 아주 예쁜걸로!)

 

 

 

그리고 궁금했었던 정보를 올립니다.

사실 이거 찾기 힘들었었는데,

이왕 성당을 구경하러 갈 꺼라면 미사 시간을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더군요.

평일 미사는 음악이 없고요, 주말에는 합창 또는 챤트, 오르간 등이 시간별로 달랐어요.

저는 큰 성당에서 파이프오르간소리를 듣고 싶었기에 이 정보를 찾아헤맸었거든요.

사진 속 시간은 2012년 11월 입니다. 아마 당분간은 저대로 유지되겠지요?

 

일요일 저녁 6시반 미사에 갔더니 영어 안내가 있는 주보를 주시더군요. 그 날은 4명의 여성 성가대 +오르간.

주교님 주변을 둘러싼 복사들, 무릎꿇고 인사하는 사람들 속에 둘러싸이니 참 신기했지요..

같이 간 친구는 가톨릭에 대해 저보다 더 모르는 덕에 둘이서 두근두근거리며 신기하다고 눈만 반짝이며 앉아서 구경하다 왔어요.

 

 

 

 

그리고 여기는 노틀담 파리 옆쪽, 시테섬 안의 또 다른 유명한 성당. 생 샤펠 입니다. (Sainte-Chapelle)

콩시에르쥬리와 법원 바로 옆에 있어요. 노틀담에서 교차로만 하나 지나면 되는 바로 옆인데.. 꽤 유명하지만 모르는 분들도 많으시더군요.

이 곳은 제가 성당들을 찾아다녔던 이유 중 하나인 '스테인드글라스' 가 최고인 곳이었어요.

 

 

 

 

 

 

노틀담 대성당의 장미창도 유명하지만, 이곳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노틀담처럼 장엄한 느낌이라기보다 더 섬세하고 밀집한 느낌. 실내 장식들도요.

두군데 다 고딕양식의 성당이지만 느낌이 무척 다르더군요.

 

 

 

그리고 세번째는, 숙소 근처의 성당. 생- 퇴스타슈. (Église St. Eustache)

 

 

 

 

 

 

노틀담도 걸어서 20-25분정도의 거리였지만, 이 곳은 숙소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였지요.

잘 모르고 숙소 근처에 관광지가 뭐가 있나 했다가 찾은 성당인데, 현지에선 굉장히 유서깊은 유명한 곳이랍니다.

루이14세가 세례를 받았다는 곳이고, 모차르트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루었던 곳이기도 하대요. 

메트로와 rer이 지나는 레알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데, 고딕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녔다고 합니다.

 

제가 이 곳을 찜하고 둘러본 이유는 성당을 찾아다닌 또 하나의 이유, '파이프오르간' 때문이었어요.

파리 시내의 유서깊은 성당들 중에서도 음악회장으로 사용되는 성당들이 몇 군데가 있지요.

특히 음향이 좋은 이 곳도 그중의 하나.

게다가,프랑스에서 가장 큰 파이프오르간을 지금 현재 미사때까지도 사용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파이프오르간 소리를 제대로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일요일 저녁 미사 전에 가면 오르간 연주 시간이 있다는 글 하나만 믿고 가보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것뿐 어디에도 확실한 얘기가 안 써있어서...

결과는 엄청난 감동이었어요.

사람이 많아서 사진도 못 찍었지만, 왠만한 콘서트홀 보다 더 훌륭한 소리를 듣고, 소박하고 웅장한 성당 안에서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며 앉아있었던 시간은 아마 잊지 못할 거에요.

 

파리에서 보낸 두 번의 일요일을 생 퇴스타슈의 주일 미사와 노틀담 대성당의 주일미사 체험으로 보냈습니다.

지친 체력을 회복하며 느긋하게 쉬고 나서 오르간과 합창 소리에 힐링받은 (트렌디한 유행어 힐링....) 시간이었어요.

음악 좋아하시면, 혹은 문화 체험 중시하시면, 가보실 만한 곳이에요. 왠만한 관광지보다 좋았습니다.

지긋한 노부부들의 다정한 나들이 모습이나 모델같은 훈남들이 한 쪽 무릎을 꿇고 제대를 향해 인사하는 모습은, 덤 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사진처럼 담벼락을 따라 노점 시장이 들어설 때가 있어요. 정확한 일시를 모르고 그냥 갔던거지만, 맛있는 게 많았습니다. )

 

 

아래 사진이, 제가 가장 궁금해 했던 미사 시간과 오르간 연주 시간이에요.

아래쪽을 보시면 일요일 미사시간이 있고, 그 중에서 6시 미사가 오르간+성가대 입니다.

5시 30분부터 30분동안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있고, 끝나면 미사가 바로 이어져요.

신자가 아니신 분들도, 적당한 자리에 앉았다가 나오실 수 있을거에요. 관광객들이 꽤 있어서 잘 몰라도 괜찮습니다.

 

 

 

 

 

다음에 보여드리는 곳도 아주 유명하죠. 몽마르뜨 언덕 위의 사크레 쾨르 대 성당. (Basilique du Sacre-Coeur,예수 성심성당 이라고 하나요 우리말로는?)

이 곳은 아침 일찍 가서 정말 조용한 분위기에 볼 수 있었는데... 내부 사진은 하나도 못 찍었습니다.ㅠㅠ

돔 형식의 지붕이 정말 예뻤어요. 안쪽에서 올려다보면 정말 장엄하고 아름다와요. 비잔틴 양식의 건물에 처음 들어가본 것이라 그랬는지, 혹은 순례지의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그 느낌이 배가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사크레- 쾨르 대성당에서 옆으로 (떼아뜨르 광장 쪽으로) 바로 붙어있는 작은 성당, 생 피에르 교회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위트릴로의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는 그 교회에요.

이곳은 그냥 지나치는 분들이 많으시지만.이 곳은 베네딕트수도회 건물로 지어졌던 오래된 교회중 하나에요. 유명한 부조 작품과 스테인드 글라스도 있고, 작고 소박하면서 오래된 건물의 느낌이 웅장한 곳들과는 또 다른 멋을 보여주기에 잠시 들어갔었습니다.  여기에 있던 성모상이 저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소박하며 우아한 분위기로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주던 좋은 곳이었습니다.

 

 

 

나중에 마들렌 성당에도 들렀고요,

 

 

 

마들렌 광장의 포숑과 에디아르 본점만 들를 것이 아니라 잠시 들려볼 만한 좋은 공간입니다.

포숑에 가득한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에 기가 질려서 들어갔는데 고요해서 정말 행복했어요..

 

건축 양식별로, 분위기 별로 한 두 곳씩 들러보았는데요,

생 제르맹 데 프레에서는 음악소리가 들리길래 들어갔더니 장례식이 진행중이어서, 관광모드로 있다가 뒤늦게 깨닫고 뒤쪽으로 물러나 조용히 고인의 명복을 빌고 나왔어요. 뒤에서 사진찍으며 놀고있었던 게 어찌나 죄송하던지.. 

생 실피스 에서는 종일 돌아다니다가 지친 다리를 쉴 겸 들어갔었는데, 유명한 벽화를 사진찍는 것도 잊고 그냥 나왔고 말이에요.

기적의메달 성당에서는 기도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기념사진은 하나도 못 찍고 나와서 메달만 구입했고요.

 

일부러 많이 다니려고 한 것이아니지만, 건축물, 조각품, 스테인드글라스, 벽화, 파이프오르간 등등을 따지다보니 은근히 많은 성당을 방문했더군요.  덕분에 잠깐씩 지친 다리를 쉬고 추운 날씨도 피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비수기 여행은 날씨가 안좋지만, 어딜 가든 한적하게 볼 수 있어서 고요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어요.

 

 

설렁설렁 정리해두는  파리 여행기록, 이제 몇 개 안남았습니다. :)

 

 

 

Posted by 유니~
여행/2012 paris2012. 12. 30. 12:46

 

파리에 도착해서 처음 며칠간 루브르와 오르세 등등 거대한 뮤지엄들을 돌고 나서,

다음에 찾아간 곳들에서는 거의  어슬렁어슬렁, 산책하며 구경했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거의 없어요.

사진을 찍기에 빛이 부족하거나 관객이 많거나, 혹은 금지되어있거나. (혹은 꽤 높은 확률로, 이미 넋을 놓았거나.)

 

 

 

 

이 곳은 오랑쥬리 미술관입니다. 오르세 맞은편 쪽에 위치해있고, 규모가 작은 편이라지만 굉장한 소장품들이 많아요.

인상파 작품이 주로 있어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엄청나더군요.

1층에는 거대한 방 두개에 그 유명한 모네의 수련이 있어요. 360도로 넓게 배치된 수련을 시야에 가득히 담고, 방 가운데 앉아서 몽롱하게 지나간 시간은 아마 잊지 못할 거에요. (사진촬영불가.. 어차피 사진으로 담아낼 능력이 없어요. )

 

 

 

 

 

그리고 에드워드 호퍼의 특별전이 열렸던 그랑팔레 입니다.

상설전이 열리는 많은 미술관들 이외에, 유일하게 일부러 찾아간 기획전시였어요.

휘트니미술관에서도 한번에 다 볼 수 없을꺼라고 할 정도로 많은 작품들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아주 귀한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이 전시에서, 파리 사람들의 전시회에 대한 열정을 아주 사무치게 보았어요. 대기줄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픈시간 40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결국 두시간 가까이 야외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들어갈 수 있었지요. 그만큼 내부는 인원 제한을 해서 쾌적했지만, 사진은 없습니다. :)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호퍼의 그림은 외롭지요.

도시의, 혹은 사회 속에서의 외로운 모습, 외로운 풍경들을 잘 짚어주잖아요.

유럽까지 가서, 이국 땅에서 또 이국의 외로운 그림들을 실컷 보았어요.

어디가 예약 줄이고 어디가 표 사는 줄인지도 모르는 채 눈치껏 줄 서서, 나 홀로 동양인인 채로 추위에 떨며 대기했다가, 모두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소곤거리는 사이에서 고요하게 그림 속을 헤엄친 시간. 아주 그냥, 외로움이 절절히 다가오고 좋더라고요. 슬프거나 힘들었다는 말이 아니고요, 그 마저도 적절하게 배치된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친구랑 꺄꺄 거리며 돌아다니는 것 만큼이나, 조용히 혼자 이국땅에 왔다는 걸 느끼는 시간도 필요했거든요.

그리고 그 홀로 걷는 파리의 정점에 호퍼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는 몽마르뜨언덕 위의 에스파스 달리. 달리 미술관이에요. 작은 규모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구석구석 재기발랄한 달리 아저씨, 현재에 있었어도 엄청나게 재밌는 작업을 했을 거에요.

잔뜩 둘러보고나니 배고파져서 바로 빵집으로 달려갔어요...

(몽마르뜨 근처에 맛있는 빵집이 없다는 가이드북, 믿지 마세요. 2011년 파리 바게뜨 그랑프리와 2010년 그랑프리 를 받은 집이 둘다 아베스역 근처에요. )

 

 

요 예쁜 동네는 파리의 서쪽 끄트머리, 마르모땅 모네 뮤지엄이 있는 곳이에요. 메트로를 안 타고 버스를 타고 근처까지 가서 살랑살랑 걷는데, 이 동네는 손꼽는 부촌이라더니 정말 샵들도 예쁘고 거리의 사람들도 예쁘고.

부잣집이라지만 으리으리하기만 한 게 아니라 정말 편안한 모습의 주택가였어요. 어쩐지 우리동네 같아서 좋았던 동네.

 

이렇게 예쁘고 작은 공원을 지나가면 나오는 작은 미술관, 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큰 건물에 들어갔더니, 모네의 방 이외에도 (수련 몇 작품& 꽃 그림들 & 그리고 그 유명한 해돋이, 인상 이 있지요.)

시슬리나 모리조 등등의 그림이 많았고요. 파리의 많은 미술관들이 그렇듯 이곳도, 저택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미술관이어서 구석구석 실내 장식과 건물 구조 자체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지하층의 기획전시실도 생각보다 컸고요.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와 함께 방문하면 참 좋았을 텐데, 제가 간 11월은 지베르니의 모네의 집도 오베르의 고호의 집도 오픈하지 않는 시즌이어서, 아쉬움이 좀 많이 남았습니다.

 

 

사실은, 파리에서 각종 전시를 보며 일본에서 보았던 수많은 기획전과 상설전들이 계속 생각났어요.

고호나 드가 처럼 커다란 기획전을 찾아가서 보았던 기억도, 우에노에서 보았던 루브르 미술관전이나, 긴자에서 보았던 마네의 그림들도. 그리고 신주쿠에서 본 고호의 해바라기도요.

오르세나 오랑쥬리, 모네 미술관 같은 곳은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곳이니 당연하긴 하겠지만, 관람하는 내내 한국인은 거의 못 보고 일본인들을 주로 마주쳤어요. 덕분에 어딜 가도 일본어 설명이 많아서 저는 편하긴 했는데요...; 관광 시즌이 아니라지만, 여기까지 오는 한국인이 그만큼 적기도 한 게 사실이구나 싶었어요. 그들이 사들이고 소장한 것이 많으니 그만큼 교차 전시도 많을 수 있을 것이고, 그만큼 관심이 많으니 당연한거겠지만 아쉽긴 했어요. 부러워하지는 않기로 했으니.

그래도 다행인 건, 오르세나 오랑쥬리에서처럼, 건물 입구에서부터 '코리안? 안녕하세요~' 로 웃으며 맞이해주는 분들이 많았다는 것.

 

 

그 외에도 잠깐씩 들렀던, 빅토르 위고의 집이라던가, 브랑쿠시 아틀리에라던가, 몇 군데 더 있겠지만 생략합니다.

사실 다 좋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네요. :)

 

Posted by 유니~
여행/2012 paris2012. 12. 22. 22:48

이번 파리 여행의 절반 정도는 미술관 투어였습니다. 항상 그렇죠 뭐.

 

그래서 간략히 뮤지엄 이야기를 해보자면...

 

많이들 찾아가시는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입구로 들어가려면 엄청 줄이 길다는 이야기도 들었었지만,

제가 간 11월 초는 역시 비수기 답게, 널널히 돌아다닐만 했어요.

오전나절 도착해서, 들어가자마자 일단 denon관의 모나리자 표시를 향해 달려들어가서,

모나리자를 여유있게 보고나서 거기서부터 관람했답니다.

저는 맨 앞에서 모나리자와 잠깐이라도 눈맞춤 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그리고 뭐.. 그렇게 루브르에서 시작된 날은 어둡고 피곤에 지칠 때 까지 루브르에서 나갈 수 없었다는 이야기.

 

 

 

 

 

루브르는 사진촬영이 가능했어요. 작품 사진도 간간히 맘에 드는 것마다 찍고..(그래도 엄청난 양)

눈 돌리는 곳마다 가득한 볼거리에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여행 초반부에 체력이 충분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달까요...

 

 

이곳은, 보시다시피, 로댕 미술관입니다.

사실 들어갈 때만 해도..  아침에 일찍 보고 얼른 다음 코스로 이동하자! 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오전 내내 봐도 모자라더라구요....  

 

로댕 미술관의 정원은 꽤 넓어요. 늦가을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오르세미술관의 위층에 있는 시계탑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저 시계 너머로 세느강이 보이지요.

오르세는 내부에서 사진촬영이 불가능했는데, 요기서만 다들 찍더라고요.

 

이건 그러니까, '흔한 오르세 인증샷' 의 하나랄까요.

 

그리고 이 곳은 센터 퐁피두, 위층에 있는 국립 현대미술관입니다. 

저기 보이는 후앙 미로의 'blue'연작이, 들어가자마자 기선 제압을 딱. 그리고 저는 또 정신없이 헤벌레 해서는 그림 사이를 쏘다니며 넋을 놓았고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꽤 많은 분들이 찾아가시는 곳들일꺼라 생각합니다.

그림에 관심없으신 분들도 파리에 갔다면 오르세나 루브르중의 하나는 '발디뎌보는' 분들이 많으시기도 하고요.

(그치만 그런건 그닥.. 권장하고싶지는 않아요.여행지의 귀한 시간, 관심있는 일에 써야죠.)

저도 전공자 치고는 꽤나 슬렁슬렁 관람하는 편인데요, 그래도 루브르와 오르세는 하루씩은 꼬박 걸렸답니다.

로댕은 그래도 좀 작지만, 정원이 예뻐서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요.

퐁피두는, 의외로 볼 거리가 많습니다. 기획전까지 다 본다면 하루종일 걸릴거에요.

작품들이 내뿜는 에너지와 공간이 자아내는 힘, 그리고 진지하게 관람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더해지면 사실 굉장히 쉽게 피곤해질 수 있어요. 커다란 곳들을 돌아보는 일은 정말  체력과 정신력을 엄청나게 필요로 합니다.

 

뮤지엄 패스 정보라던가, 몇시간 걸린다던가, 그런 이야기는 사실 사람마다 워낙 다른거고 시즌에 따라서도 다르니 생략하고요.제가 미술관 다녀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약간의 분위기  정도..

 

루브르 뮤지엄은 곳곳에 정장을 입은 지킴이+보안요원들이 있었어요. 대부분 젋은 사람들이고 물론 훈훈했지만, 관람객들과 구분되는 '일하는' 분위기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루브르의 소장품들은 거의 고전이 많으니까요. 공간도 엄숙하고, 화려하고. 그러니까 거기에 어울리게 격식을 갖춘 사람들이 일하는 느낌.

 

그런데 오르세 뮤지엄은, 조금씩 달랐지만 압도적으로 '노신사'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지긋하고 시크하게 앉아계신  지킴이에 열광할 제 지인 몇몇 분들이 생각날 정도로요... 손자 다루듯 상냥하게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계신 할머님 할아버님 지킴이 요원들도 자주 보였고요.  전반적으로 다른 곳보다는 지긋한 연령대...

오르세는 거의 인상파의 회화 소장품들이 유명한대다가, 오래된 기차역을 리모델링한 내부 구조도 전통적인 분위기를 잘 살리는 곳이니, 점잖은 분들이 주로 앉아계시는 것이 참 어울려서 혼자 재밌어했답니다.

 

그에 비해 퐁피두센터에서는,  '관객인가? 일하는 사람인가?'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퐁피두의 근대- 현대미술 전시장에는 사실 거의 관광객들이 없었거든요. '동네 학생들' 이나 '근처에서 보러 온 예술대학생' 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80%이상이어서, 관람객도 일하는 사람들도 작품들도 건물도 모두들 자유로이 느긋한 분위기.

아무래도 저녁시간에 관람한 탓도 있었겠지요. (저녁 9시까지 오픈이거든요)

 

(그러니까, 퐁피두가 물은 제일 좋았어요. 멋스러운 동네 청년들과 데이트하는 커플들... 그들이 그림보다 더 그림같아요.)

 

오랑쥬리 미술관과 다른 곳들은 다음 기회에 이야기할게요.

굳이, 베르메르 그림을 두번째 본 이야기라던가,

모네의 그림이 역시 좋았다던가, 의외로 마타의 그림이 감동적이었다던가,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유니~
여행/2012 paris2012. 12. 9. 21:23

월요일 아침 비행기로 파리에 가서, 도착한 것은 월요일 저녁, 열두 시간 비행동안 잠을 못자서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지만

그저 좋다고 웃으면서 숙소를 찾아갔었어요.

그리고 둘째 날인 11월 6일 아침.

 

 

 

시차적응이 안되어 새벽부터 깨어있다가, 아침밥 먹고 동네 산책에 나섰습니다.

눈 앞에는 이런 풍경들이 펼쳐졌고요,

숙소 근처 지리를 탐방하려는 거였는데요. 그게 결국 마레 지구....

패션과 쇼핑의 거리, 즐비한 음식점과 카페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물이 너무 좋았어요,.;;

(이 물은 무슨 물이겠습니까.)

겨울 날씨인데다 우기라고, 엄청나게 걱정하며 도착한 첫 날의 행보를 환영하듯

새파란 하늘에, 길거리에 정말 말 그대로 훈남들이 쫙 빼입고 깔려있어서.,,

기운없는 여행객에게 기운을 붇돋워 주는 멋진 산책이었습니다.

그치만 사람 사진은 제대로 찍은게 거의 없어서요.. 아껴놓고 혼자 볼 거에요!

 

 

 

 

 

이건 숙소 근처, 샤틀레 역 앞이에요.

사실 이렇게 화창한 날은 얼마 되지 않았어요. 17일이나 묵었지만.... 역시 우기는 우기라서 비는 안와도 흐린 날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쉬다가 다시 천천히 나간 저녁산책. (해가 5시반에 져요....)

 

 

 

 

이 멋진 건물은 시청이에요.

시청이 관광지로 유명하다니, 싶었지만. 정말 유명할 만 하지요.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내외에 시청이 있었어요. 첫 날 시청과 세느강변까지 산책하며 방향을 잡은 덕에,

여행 내내 항상 이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오가며 편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이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 노선이 많았거든요.

시청과 샤틀레 광장, 쟈크 탑, 퐁피두 센터가 집에 돌아가는 이정표가 되어주었던 덕에, 지금도 이 사진을 보니 얼른 장 봐서 숙소에 들어가야 할 것 같네요.

 

 

 

 

Posted by 유니~
여행/2012 paris2012. 12. 8. 11:25

 

 

앞선 글에 올렸었지만.

늦가을, 낙엽지는 파리에 다녀왔습니다.

꼼꼼한 여행기를 올리기는 힘들겠지만,

가벼운 몇가지 사진과 수다꺼리를 풀어놓을게요.

 

사진은, 이번 여행의 전리품 sennelier 오일 파스텔을 테스트할 겸 그린 daily drawing 입니다.

사진정리와 병행해서 몇개 더 하는중이에요. :)

저에게 이번 여행은, 이런 느낌이었달까요.

 

 

Posted by 유니~
여행/2010 japan2010. 11. 18. 22:30

열흘간의 정신없었던 여행길을 마무리하면서,

어이없이 공항과 비행기에서 마지막날을 길-게 보내게 되어
여행의 마무리를 만끽하며 돌아왔습니다.


결국, 하루가 끝나가는 시간에야 이륙한 비행기 속에서 바라본,
지평선 아래로 반짝이는 파도와 밤 바다, 반짝이던 불빛들.
새카만 밤 하늘, 밤 바다, 어둑어둑한 구름들 사이로 반짝이는 세상을 보며 날아
인천공항까지 도착하던 그 짧은 비행의 밤.

조용히 잠든 기내에서 작은 창문하나에 의지하며,
잠든 채로 보내기 아쉬웠던 짧은 비행시간동안,
수첩을 뒤적이고, 수많은 메모들을 덧붙이며,
정신없이 바쁘고 꽉꽉 들어찬 열흘간을 되새기며,
그렇게 돌아왔습니다.


다음은 또 다음 여행대로의 테마를 갖고, 그 나름대로 또 흘러가겠지요.


혼자 떠난 여행길처럼,
내 마음에 그렇게 충실하게 꽉 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일상이,
여기에서도 늘어나길 바라면서.



Posted by 유니~
여행/2010 japan2010. 11. 18. 11:54
열흘간의 여행, 마지막 날.
아침에 느릿느릿 짐을 싸고, 집 근처 마트에 가는 길.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버스.
첫날 역앞에서 트렁크를 끌고 탔던 바로 그 버스. 
 




일본 여행을 갈때마다 마트는 한번씩 가곤했었지만.
이번에는 집근처 라이프.
대여섯번은 지나갔던 길을, 마지막날에서야 겨우겨우....

익숙한 나라여서, 그닥 위화감 없이 돌아다녔지만,
마트에 들어가니 어찌나 신나는지요!
거의 비슷한 분위기에 약간 다른 상품들이, 더욱 새로운 느낌이어서, 정신없이 마트놀이..
(그래봤자 결국 산건 호로요이 두어개에 캬라멜 한봉다리, 도시락 정도...)


짐을 다 정리하고 점심을 먹고....
2시 좀 안되어서 길을 나섰습니다.

버스를 타고 역으로 가서,
마지막으로 세이부 신주쿠선을 타고 시내로 가는 길..

치히로 미술관 덕에 매번 한두번씩 탔었던 노랑색 세이부 신주쿠선.
이번 여행기간에는 꽤 많이 탔지요.
느긋한, 도쿄의 서쪽 동네를 지나가는 노랑 열차가 처음부터 꽤 마음에 들었었어요.



그렇게 공항으로 향하던 길.
두시간도 넘게 걸리는 전차 속에서 수없이 스쳐 지나가던 플랫폼들.



몇번인가 와 보았지만 낯설기만 한 나리타 공항.
인적 드문 조용한 자리에서 짐가방을 내려놓고  아쉬움에 한숨만 쉬다가... 

적당히 시간 맞추어 게이트로....

갔습니다만.
정비 이상이니 뭐니, 악명높던 연착 덕분에,
저녁 7시 비행기를 타러 점심 2시에 집을 나선 저는,
비행기 안에서 자정을 넘기고, 새벽 3시 넘어 집에 들어왔지요.
여행 기록으로는 가장 짧은 하루. (집앞 마트탐방이 전부인데!)
하지만 유난히 길었던 마지막 날.
Posted by 유니~
여행/2010 japan2010. 11. 17. 20:07
여행의 실질적인 마지막 날인 목요일,
목요일은 바쁘기 마련인 것인지.... 첫 목요일은 록뽄기를 쏘다니다 지쳤었지요.
두번째 목요일은, 하루에 3곳의 미션 클리어.


평소의 여행 패턴으로는 하루에 한 곳, 혹은 작게 두군데도 버거웠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치히로미술관으로...

치히로미술관은 아마도 4번째 방문.
처음에 친구가 어느 동네에 산다고 얘기했을때, 바로 찾을 수 있었던 것이 이 동네였기 때문이죠.

항상 치히로미술관에 갈때마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주변 주택가를 산책하며 구경하길 즐겼었어요.
그것이, 이번 여행에서는 그야말로 '동네' 였으니. 그런데도 겨우 마지막날에야 가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00년대 일본의 그림책 전.
제가 도쿄 치히로 미술관에 가면서 가장 바라는 전시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의 일본 그림책 중, 선별된 작품들의 책과 원화, 설명들을 보면서...
후딱 보고 이동하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아주 좋아하는 작품들의 원화를 볼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수확!





그리고 서둘러 긴자로 이동...
지난 여행에서 몇번이나 들렀던 긴자를 이번에는 단 두시간. 머물렀어요.
서둘러 텐쿠니에 가서 런치 텐동을 먹고,
이번에도 역시 겟코소와 몇군데 가게를 들르고...
겟코소 전시장에서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의 전시가 진행중이었는데... 한국서 왔다니 아주 즐거워하셨지요.
할아버님들의 일본어를 알아듣기는 역시 힘들었어요.;





시끌시끌, 럭셔리한 긴자 대로변에도,
고개를 돌리면 장바구니 즐비한 자전거들이 주차되어 있고,
코너를 돌면 자그마한 가게들과 소박한 사람들도 함께 하지요.
들를 수록 재미있는 곳.



이번에 깨달은 사실 하나,
와플의 마네켄, 생캬라멜의 하나바타케목장, 델레이, 라 메종 드 쇼콜라, 등등... 이 전부 한 교차로에 마주하고 있었다는거. 후덜덜.역시 먹거리의 성지...


긴자도 볼거리가 많지만, 꼭 봐야되겠다고 마음먹은 곳이 두군데 남아있기에 서둘렀습니다.
그리고, 서두를 만 했다는 결론이었죠.

http://www.watarium.co.jp/
현대미술 전시로 유명한 warati-um.
오모테산도의 바로 옆, 가이엔마에 역 근처에요.

언뜻 홈페이지에서 본 전시가 마음에 들어서 꼭 가야겠다, 했던 것인데,
이건 뭐... 첫 방문에 이정도 충격을 주는건 모리미술관에 필적할 수준.

'산 같은 건축, 구름 같은 건축, 숲 같은 건축' 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건축가들의 설치 작업이 엄청나게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건축가의 작업물을, 보드나 영상으로만 소개한 것들을 보다가..
또 하나의 공간 작업으로서 전시해놓은 것을 보니. 쇼크랄까, 감동이랄까.. 
공간을 그리는 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여간, 꼭 가야할 곳 리스트에 추가할 곳은 왜이리 많은지...
 
미술관 1층과 지하의 on sundays는,  나디프를 세군데나 갔다온 상황에서도 볼거리가 많고, 탐나는 것들이 많았지요.
그런 뮤지엄 숍이 좀 근처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이엔마에 교차로에서 오모테산도까지는 지하철 역 하나, 걸어서 10분정도.
하라주쿠까지는 조금 더 걸리겠지만,
방향상, 쭉 걸어가다보면 카우북스쪽이니까, 라고 생각하며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눈 앞에 에이벡스 건물이 있지?
뮤지엄-서점의 아트 투어에서 순식간에 오타쿠 투어로 돌변하는 순간이라니.

나도 모르게 흐뭇하게 에이벡스 빌딩을 바라보다가 카우북스로... 그리고 크레용 하우스로..

카우북스- 드래곤플라이 카페 앞은 찾기 어렵다던 키르훼봉의 아오야마 점이었고요.
큰길가에서 고개를 들어 보니 찾기 어렵다던 다이에 커피가 있고.
크레용하우스 앞이 비비안 매장인건 알았지만 앞에 브라운라이스 카페가 있는건 기억 못했었는데...
1년만의 방문이니 어디를 가든 신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불평할 때가 아닌거죠. 그사이에 나도 신간이 없으니..;)
그래도 차한잔하며 쉴 타이밍도 놓친 채로 저녁시간이 다 되어 델레이의 크림 드 쇼콜라 를 먹고..
여행의 마지막 저녁.



그리워질 것이 뻔한, 오모테산도 교차로와 진구마에, 하라주쿠의 다케시타 도리를 천천히 걸어서...
신주쿠역, 히가시 구치의 그 거리를 천천히 한바퀴 돌아 집으로 향했던 마지막날의 저녁.




Posted by 유니~
여행/2010 japan2010. 11. 14. 21:38

항상 여행마다, 예상을 벗어나는 일정이 생기기 마련.
전날의 일정중에 발견한 포스터 덕분에, 남아있는 곳들을 수없이 저울질 하다가 사이타마로 향했습니다.
(센가와는 나중에.. 세타가야도 나중에..ㅠㅠ)

사이타마현립 근대 미술관, 에서 앤드류 와이어스 전을 하고 있었어요.
미술관은 공원 안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http://www.momas.jp/
집에서부터는 한시간이 넘는 전철 여행을 거쳐서,





조용한 공원 한 켠을 지나,
의외로 꽤 크고 현대적인 미술관으로 들어서니, 꽤 볼만한 충실한 전시가 있었고요.

헬가 시리즈는 없어서 아쉬웠지만,
올슨가의 집 시리즈와 크리스티나를 볼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에는 오지 않을 듯한 전시니까. 뛰어가서 보길 잘 한듯..

무엇보다..
섬세하고 진득한 수채화 한 점을 그리기까지 수많은 스케치와 드로잉과 습작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서...
그 치열한 연구의 흔적에 감탄.





또 감탄한건,
일본 내에 이 작가의 팬들이 열심히 자체적으로 활동을 하고 전시를 유치하고 작가도 초청했었다는, 것.
전시 마지막에 연표와 홍보(?) 활동이 있었는데, 좋아하는 작가를 벌써 10회째나 전시할 수 있었다니. 역시 오타쿠의 힘은 위대해..(음? 그게 아닌가..)


전시를 보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서둘러 바쿠로쵸로 향했고...


http://www.art-eat.com/
이 가게는 쉽게 말해서 갤러리 카페.  밥도 팔고 차도 팔고 전시도 해요.
이곳의 런치시간이 끝나기 전에 겨우 가서 먹었지요.

한적한 나무 테이블과 음악소리, 조용한 식사를 즐기며 그림을 바라보는 기분은,
우리동네 카페 ㄱㅎ에 앉아있는 것 같았고.


2층에 위치한 art+eat 옆 가게는, 꼭 찾아가려고 했었던 foil갤러리.
foil의 책들이 너무 탐나서 말이죠...
마침 지난 달에 갤러리 팩토리에서 전시한걸 보고 꼭 가보려고 했었습니다.
전시도 보고, 비치된 책들을 뒤적이다가 도서 목록도 하나 얻어서 나왔고요...
아마, 사진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foil을 아실껍니다.
카와구치 린코의 책들이 많이 알려져있지요.
http://www.foiltokyo.com/book/booklist.html

그 위층의 장난감 가게도, 문구점도,
지하의 알파엠도 다 둘러보니 두어시간은 훌쩍.

그러니까, 건물 하나가 거의 다 갤러리나 서점등의 특별한 공간들이었어요.






알파 엠 건물이 위치한 바쿠로쵸 지역은,
그저 조용한 사무 빌딩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지요.
긴자와도 가깝지만 그런 분위기도 아니고, 아사쿠사바시, 니혼바시의 중간 지점이니 더욱 번화할 만도 하지만..

그렇지만 이 동네는 지난번 도쿄여행에서의 우리 집, 칸다 플랙스테이에서 10분거리라...
그때의 추억이 생각나서, 조용히 산책하면서 혼자 슬며시, 웃음지었습니다.



늦은 오후, 해 저무는 칸다와 이와모토쵸 교차로를 지나 집에 들어가던, 그때 그 기억이 되살아나서..
사실 여행 후 한동안 가장 그리웠던 것이었으니까요.




+
그리고 이날 늦은 오후부터는, 또 친구와 만나서 오타쿠 투어를 즐겼다는 이야기.
(원래 요시모토까지 갈 생각은 아니었었다구요.. 어쩌다보니 공연장에 앉아있더란...;; )

Posted by 유니~
여행/2010 japan2010. 11. 12. 22:58

요코하마에서 하루를 묵으며 천천히 봐야 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요코하마 미술관이었지요.
바쁜 하루 관광 속에 미술관을 넣어서야, 이도저도 안될테니..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하고, 호텔 조식으로 든든히 아침밥을 먹고
아침 거리를 구경하며 미나토미라이 역으로 이동.
열시 개관 시간에 딱 맞추어 들어간 드가 특별전.



발레하는 소녀 그림중의 하나, 에뜨와르 를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입장료의 가치는 있었지만

유명한 미술관이니 상설전도 보고 가 주겠다는 마음으로, (입장료가 무려 1500엔이란 말입니다.)
둘러보았던 전시장에는
르네 마그리뜨와 달리 방이 있질 않나.
프랑스 흑백사진이 따로 한 방. 브레송 정도는 당연하다는 듯 걸려있고.
둥글둥글한 전시실에 달리의 그림은 참 잘 어울리더군요.

높다란 계단식 홀에 즐비한 조각들도 멋지고...


여행때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요코하마 미술관에서 나오다가 다른 전시장 포스터들을 보고 새로운 정보를 좀 얻었고,
전시를 오전 내내 보고, 나오면서 굉장히 마음이 급해져서,
그대로 도쿄로 향했습니다.


미나토미라이 선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도큐 센은 시부야까지지요.




번화한 시부야 역 하치코 출구,
저 복잡한 쇼핑의 거리가 맘에 들기 시작했던 것은 분카무라 미술관을 가본 다음부터였습니다.
http://www.bunkamura.co.jp/museum/lineup/10_flanders/index.html

분카무라의 지하, 더 뮤지엄에서는 '플란다스의 빛' 이라는 벨기에의 어느 마을을 중심으로 한 그림 전시를 하고 있었고, 
 아침부터 드가 를 보고 갔더니 여기에도 드가 그림이 또 있네? 라는 상황을 맞이했고,
에밀 크라우스의 그림에 반해버렸고....

연이은 전시회 두개 관람, 입장료만도 3천엔.
풀밭 위로 쏟아지는 햇살들이 가득한 전시장에서
엉엉 울고 싶어지는 기분으로 나오면서..

그 곳에 또 있는 나디프 샵과 그 유명한 레 뒤 마고 에서 밥을 먹을까 기웃거리다가,
찜해두었던 오무라이스 집이 생각나서, 늦은 점심은  오무라이스를 먹었지요.
'おまかせ亭' 의 친절한 아저씨는, 눈만 마주쳐도 커피를 리필해주며 웃어주더니만
계산을 하고 나오려는데, 힘들어 보인다며 힘내라고 외쳐주셨어요.
역시 피곤한 여행 중반부, 커다란 전시 두개 연타에 찌들은 모습이 눈에 보였던 건지.
그래서 도쿄 여행길인데 아주 맛있었다고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밥을 먹고 정신을 추스려서 들어간 나름 단골 물감 가게. ウエマツ。

도쿄 여행 다섯번에 다섯번 모두 방문한,
갈때마다 꾸준히 5천엔 정도는 가뿐히 넘게 써주는 이 곳.
즐비한 분채와 석채는 언제 봐도 흐뭇하고요...

그렇게 늦은 오후부터 쇼핑을 하고,
마크 시티를 뒤져 쪼꼬렛 가게들을 찾아내고,
늦은 오후. 다시금 키치죠지로 돌아갔습니다.




역 앞 쇼핑가를 조금 뒤지는 사이 해는 저물고....
(사랑해요. 휴족시간.)
친구 퇴근길에 만나서 저녁을 먹으러 갈까, 했지만
이 날은, 축구 하는 날이었어요. 그것도 한일전!
그걸 밖에서 보긴 힘드니, 먹거리를 잔뜩 사들고 귀가.
타코야키와 츄하이를 먹으며, 일본티비 중계방송을 보면서 우리나라를 열심히 응원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지요.
Posted by 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