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0 japan2010. 11. 17. 20:07
여행의 실질적인 마지막 날인 목요일,
목요일은 바쁘기 마련인 것인지.... 첫 목요일은 록뽄기를 쏘다니다 지쳤었지요.
두번째 목요일은, 하루에 3곳의 미션 클리어.


평소의 여행 패턴으로는 하루에 한 곳, 혹은 작게 두군데도 버거웠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치히로미술관으로...

치히로미술관은 아마도 4번째 방문.
처음에 친구가 어느 동네에 산다고 얘기했을때, 바로 찾을 수 있었던 것이 이 동네였기 때문이죠.

항상 치히로미술관에 갈때마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주변 주택가를 산책하며 구경하길 즐겼었어요.
그것이, 이번 여행에서는 그야말로 '동네' 였으니. 그런데도 겨우 마지막날에야 가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00년대 일본의 그림책 전.
제가 도쿄 치히로 미술관에 가면서 가장 바라는 전시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의 일본 그림책 중, 선별된 작품들의 책과 원화, 설명들을 보면서...
후딱 보고 이동하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아주 좋아하는 작품들의 원화를 볼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수확!





그리고 서둘러 긴자로 이동...
지난 여행에서 몇번이나 들렀던 긴자를 이번에는 단 두시간. 머물렀어요.
서둘러 텐쿠니에 가서 런치 텐동을 먹고,
이번에도 역시 겟코소와 몇군데 가게를 들르고...
겟코소 전시장에서는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의 전시가 진행중이었는데... 한국서 왔다니 아주 즐거워하셨지요.
할아버님들의 일본어를 알아듣기는 역시 힘들었어요.;





시끌시끌, 럭셔리한 긴자 대로변에도,
고개를 돌리면 장바구니 즐비한 자전거들이 주차되어 있고,
코너를 돌면 자그마한 가게들과 소박한 사람들도 함께 하지요.
들를 수록 재미있는 곳.



이번에 깨달은 사실 하나,
와플의 마네켄, 생캬라멜의 하나바타케목장, 델레이, 라 메종 드 쇼콜라, 등등... 이 전부 한 교차로에 마주하고 있었다는거. 후덜덜.역시 먹거리의 성지...


긴자도 볼거리가 많지만, 꼭 봐야되겠다고 마음먹은 곳이 두군데 남아있기에 서둘렀습니다.
그리고, 서두를 만 했다는 결론이었죠.

http://www.watarium.co.jp/
현대미술 전시로 유명한 warati-um.
오모테산도의 바로 옆, 가이엔마에 역 근처에요.

언뜻 홈페이지에서 본 전시가 마음에 들어서 꼭 가야겠다, 했던 것인데,
이건 뭐... 첫 방문에 이정도 충격을 주는건 모리미술관에 필적할 수준.

'산 같은 건축, 구름 같은 건축, 숲 같은 건축' 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건축가들의 설치 작업이 엄청나게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건축가의 작업물을, 보드나 영상으로만 소개한 것들을 보다가..
또 하나의 공간 작업으로서 전시해놓은 것을 보니. 쇼크랄까, 감동이랄까.. 
공간을 그리는 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여간, 꼭 가야할 곳 리스트에 추가할 곳은 왜이리 많은지...
 
미술관 1층과 지하의 on sundays는,  나디프를 세군데나 갔다온 상황에서도 볼거리가 많고, 탐나는 것들이 많았지요.
그런 뮤지엄 숍이 좀 근처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이엔마에 교차로에서 오모테산도까지는 지하철 역 하나, 걸어서 10분정도.
하라주쿠까지는 조금 더 걸리겠지만,
방향상, 쭉 걸어가다보면 카우북스쪽이니까, 라고 생각하며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눈 앞에 에이벡스 건물이 있지?
뮤지엄-서점의 아트 투어에서 순식간에 오타쿠 투어로 돌변하는 순간이라니.

나도 모르게 흐뭇하게 에이벡스 빌딩을 바라보다가 카우북스로... 그리고 크레용 하우스로..

카우북스- 드래곤플라이 카페 앞은 찾기 어렵다던 키르훼봉의 아오야마 점이었고요.
큰길가에서 고개를 들어 보니 찾기 어렵다던 다이에 커피가 있고.
크레용하우스 앞이 비비안 매장인건 알았지만 앞에 브라운라이스 카페가 있는건 기억 못했었는데...
1년만의 방문이니 어디를 가든 신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불평할 때가 아닌거죠. 그사이에 나도 신간이 없으니..;)
그래도 차한잔하며 쉴 타이밍도 놓친 채로 저녁시간이 다 되어 델레이의 크림 드 쇼콜라 를 먹고..
여행의 마지막 저녁.



그리워질 것이 뻔한, 오모테산도 교차로와 진구마에, 하라주쿠의 다케시타 도리를 천천히 걸어서...
신주쿠역, 히가시 구치의 그 거리를 천천히 한바퀴 돌아 집으로 향했던 마지막날의 저녁.




Posted by 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