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book log2012. 8. 29. 22:32

 

 

올 여름의 지독했던 더위 속에서,

오랜만에 줄기차게 책을 읽고 읽었습니다.

나름대로 폭염의 긍정적인 효과랄까요.

 

그 속에서 성공했던 한 권의 신간 소설.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백영옥)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지 짐작도 할 수 없는 묘한 제목에 이끌려 집어들었지요.

실연당한 사람들만 읽는 책은 아니더군요. :)

묘한 이야기, 어딘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

나와 같은 이야기이며 또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조근조근 펼쳐지는데,

술술 읽을 수 있으면서도 잠깐씩 멈추어서, 한 단락을 조용히 소리내어 읽어보곤 했어요.

저에겐 그런 게 좋은 책이에요. 쉽게 읽히면서, 쉽게 읽어치우기가 아까워지는 책.  

 

하지만 저에게 눈물과 불면의 밤이란, 실연에 결부지어진 것이 아니라서, 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고 말이죠.

어디까지 감정적으로 그 상황에 빠져볼 수 있을까, 하는걸 생각하면 살짝 아쉬운 기분이 들기도 했고요.

그래도, 끝까지 온기를 간직한 채 읽어나갈 수 있었어요.

 

제 또래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작가분이라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된 책이었습니다.

 

2주전에 읽고 그려놓고 스캐너때문에 이제야 포스팅합니다. 그래도 8월은 안 넘겼어요..ㅠㅠ

 

 

 

 

 

 

 

Posted by 유니~
-2014/days2012. 8. 25. 00:40
사흘동안 어린이들과 책 한권을 만든다는 프로젝트를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걱정이 꽤 컸어요.
아이들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국제 행사라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그래서 궁금하기도 했고요.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하며 대강의 가이드라인은 잡혔지만...
제 개인적인 목표는 [가능한 한 아이들 멋대로 하게 내버려두자] 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가서인지,
다른반엔 두세명 있는 활발하고 개성강한아이가 우리반엔 6명이었어요.......
유난스런 전쟁. 아수라장에서 뒤엉켜 놀다가....

몇 마디 차근차근 이끌어주지 못하고 하고싶은대로 다 해보게 부추겨가며 임한 결과는,
10팀 중에서 가장 코믹하고 통통 튀는 책이라고, 자부합니다.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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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들이 저보다 더 잘 그리더라구요.
장하다 우리 8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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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 끝난 뒤 미리 만들어간 엽서를 주었더니 얼굴이 환해지며 달려와 끌어안고 'thank you' 를 외치던 중국 여자아이.
중국 친구들만 직접 소통을 한마디도 못하고 통역에만 의지해서 참 미안했는데, 그 순간 불편함이 사르르 녹아버리더군요.
새벽 4시까지 잠 못자고 한자 그려가며 엽서를 쓴 보람이 있었어요.

요령없이, 작별인사를 솔직히 나누었더니 사방에서 끌어안고 엉엉 울어대던 아이들 덕에 제가 더 감동했고 말이에요.

아쉬운 것도 미련도 남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습니다.

피곤했던 만큼 재밌었고, 그만큼 보람도 크고 배운 점도 많아요. ( 제 안의 교사본능과 정리 본능도 깨달았고요..) 며칠간은 이 여운이 계속될 꺼고.... 그만큼 큰 에너지를 받았습니다.
정말 또 참가하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험난하게 시작했던 여름의 끝이 이토록 보람될 줄이야. 역시 세상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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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니~
-2014/days2012. 8. 18. 19:12
지난한 여름을 보낸 그림 하나.
봄~여름의 폭풍에서 벗어나, 여행도 다녀오고 나서 몇 개의 (평소보다 큰) 그림을 그렸어요.
어디가 어디인지 모를 혼란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길이었달까..
그 중 가장 큰 그림을 이제서야 완성했습니다. 7월 초에 종이를 붙여 시작해놓고 폭염 속에서 놓고 있다가 지난주에야 겨우겨우 마무리를.

조금 더 공들인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긴 하지만, 이건 이대로가 좋은 것 같아요.
적당히 여유로운, 상태로.

아무도 찾지 않는 숲.
117cm-91cm. (50f)
장지에 채색.


가을 쯤 작업실에서 며칠 오픈스튜디오-전시(?) 를 해볼까 고민중이에요.
여기까지 오실 분들이 있으실지.... ?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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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니~
-2014/days2012. 8. 9. 15:01


엄청난 날씨가 2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거의 끝나간다니 참으로 다행이에요...

폭염을 피해 동네 별다방을 작업실 처럼 이용하며 며칠을 견뎠어요.

덕분에 쌓아두었던 다 쓴 노트를 정리하다가 쓰다 만 원고도 발굴해내고...
미뤄왔던 책도 읽고요.
끄적끄적, 블로그에 생존신고 인증샷이나 하나 올려봅니다.

이런 날씨가 해마다 반복된다면,
진심으로 걱정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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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니~
-2014/book log2012. 8. 2. 16:48


그러니까, 비틀즈를 듣다가 영화 '조지 해리슨'을 보고 난 후,
이틀 정도 비틀즈만 듣다가 책을 읽었으니.
필연적으로 ' 그것은 꿈이었을까(은희경) ' 로 흘러간 것입니다.
지난 주에 빌려오면서도 '비틀즈'라는 키워드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말이에요.

이 책은, 비틀즈의 Rubber Soul 앨범의 곡 이름들이 목차로 사용되었거든요.
그 앨범이 소설 속에 등장하긴 하지만 직접적인 내용과 연결되는건 아니에요. bgm 이랄까, 중간에 가사가 살짝 인용되긴 하지요.

중반 이후로, 꿈과 현실이 뒤섞여 나아가는 진행에 금방 몰입되어서 생각보다 일찍 읽기도 했고.
초록색 원피스의 그녀의 이미지가, 왠지 몽롱하도록 무더운 이 날씨에도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런 날씨에는, 사람과 물체와 공기와 바람의 경계도 옅어지는 것 같잖아요. 꿈과 환상과 현실도.

때로는 어떤 꿈은 현실보다 더 현실감 넘치게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하고요. 현실같지 않은 현실이야 요즘은 너무 흔한 얘기지만.


커다란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음악에 감싸안긴 채로 읽고싶은 책이었습니다.
그렇게 또 읽을 기회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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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