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days2012. 8. 25. 00:40
사흘동안 어린이들과 책 한권을 만든다는 프로젝트를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걱정이 꽤 컸어요.
아이들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국제 행사라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그래서 궁금하기도 했고요.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하며 대강의 가이드라인은 잡혔지만...
제 개인적인 목표는 [가능한 한 아이들 멋대로 하게 내버려두자] 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가서인지,
다른반엔 두세명 있는 활발하고 개성강한아이가 우리반엔 6명이었어요.......
유난스런 전쟁. 아수라장에서 뒤엉켜 놀다가....

몇 마디 차근차근 이끌어주지 못하고 하고싶은대로 다 해보게 부추겨가며 임한 결과는,
10팀 중에서 가장 코믹하고 통통 튀는 책이라고, 자부합니다.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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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들이 저보다 더 잘 그리더라구요.
장하다 우리 8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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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 끝난 뒤 미리 만들어간 엽서를 주었더니 얼굴이 환해지며 달려와 끌어안고 'thank you' 를 외치던 중국 여자아이.
중국 친구들만 직접 소통을 한마디도 못하고 통역에만 의지해서 참 미안했는데, 그 순간 불편함이 사르르 녹아버리더군요.
새벽 4시까지 잠 못자고 한자 그려가며 엽서를 쓴 보람이 있었어요.

요령없이, 작별인사를 솔직히 나누었더니 사방에서 끌어안고 엉엉 울어대던 아이들 덕에 제가 더 감동했고 말이에요.

아쉬운 것도 미련도 남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습니다.

피곤했던 만큼 재밌었고, 그만큼 보람도 크고 배운 점도 많아요. ( 제 안의 교사본능과 정리 본능도 깨달았고요..) 며칠간은 이 여운이 계속될 꺼고.... 그만큼 큰 에너지를 받았습니다.
정말 또 참가하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험난하게 시작했던 여름의 끝이 이토록 보람될 줄이야. 역시 세상은 참.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