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workroom2010. 6. 24. 23:40
꽤 애착이 가는 드로잉 하나.

오셨던 분들은 기억하실, 작은 방 창문 밑에 조르륵 붙여 두었던 드로잉이에요.



2년여를 살며,
작업도 생활도 모두 해결했던 옥인동 집.

동그라미가 나온 후의 2년반. 그러니까 순천만을 고민하고, 그리느라 힘겨워 하고,
마감하고, 책이 나오고 힘에 겨워 쉬고,
마음을 이기지 못해 힘들어 하며 그림을 잔뜩 그려대던 그 시기가 고스란히. 그 집에 있었지요.

여러가지 공간들을 그려내고,
바깥으로 드로잉북을 들고 다니기도 하다가 문득.

[여기부터 그리자] 해서 그려두고
이사한 후에 조금씩 손보고 칠하고 해서 완성한 드로잉.

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화첩 드로잉 식으로,
이동시점을 사용한 내맘대로 드로잉.
내방 문을 나서서 거실과 부엌을 한바퀴 돌고 작업방으로 들어가던,
하루에도 수십번을 오가던 내 출퇴근 길.


방에서 방으로.
42*14.8  cm ( *4장 연속)
종이에 연필, 펜, 잉크.
 

부분컷도 하나.



여러가지 색깔들에 미쳐있긴 하지만.
가끔은, 늘어놓고 칠하고 또 칠하는 과정들이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지요.

종이에 연필 하나. 펜 한자루로 할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Posted by 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