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days2008. 10. 2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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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만 해도,
서둘러 마감하고  훌쩍 다녀 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마감이 늘어지던 초여름,
봄이 언제 오는지 언제 여름이 오는지도 정신이 없던 찰나에,
똑 일년 지난 일본 여행 사진을 꺼내보며 몸살을 앓았고,
마감 직후엔 진이 빠져버린 체력으로 아무것도 못 하는 채 시간을 보냈고....

체력이 수습되고 피서철이 끝나고 나니, 책이 나올 무렵이라
쓸데없는 고집이 있어서 그럴땐 또 아무것도 못하고.

책이 나온지 3주, 아니 한달이 되어가는 지금은
대체 어떻게 10월이 지나간건지 모르겠다. 고작 3박 4일의 출장 하나에 절절매는 어이없음이라니..;


몇달동안 활자도 책도 붓도 싫다가,
그래도 조금씩 끄적거리다 못해 찾아갔던 도서관에서  돌아온 길,
여행기 세권과 가벼운 소설책 두권으로 무거워진 가방.

픽션 편식주의자라서 여행서적 쪽은 구체적인 계획 세울때가 아니면 가본적도 없었는데,
이렇게라도 마음을 달래보려는 건가보다. 여행기 볼 생각을 다 하다니, 나도 신기하게시리..


그래서 지금 마우스 곁에는,

해마다 미루어지기만 하는 파리 한 권,
이제는 익숙해지다 못해 그리운 도쿄 한 권,
그리고 난데없는 베를린 하나.


텅 비워냈던 머리 속에서
조금씩 꼼지락거리기 시작하는데...
어딘가를  다녀오면 가속화될까.
혹은, 어딘가를 꿈꾸면 더 빨리 피어날까.
혹은, 찬찬히 자라나게 내버려둬야 할까.

낙서와 메모가 가득한 내 수첩들,
새로운 것은 무엇도 그려내지 못하고 어색하게 머무르는 손끝.


이번 일이, 답사와 행사로 기차를 자주 타는게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이유겠지만.

순천까지 다녀와서 행사 사진 외에 찍은거라곤
그림자 셀카 몇개. 의자사진, 바닥 사진 이라니 참으로 지치긴 했었나보다.
하지만 저 순간은 생생해.
피로를 느낄 겨를도 없었던 그 순간순간들.






Posted by 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