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드로잉과 함께하는 북 로그...;;)
친구와 책 바꿔읽기, 일환으로 갑자기 내 손에 쥐어진 유미리의 책 두권.
그중 첫번째, 생명.
그녀에 대한 자질구레한 지식만 있고, 처음 읽어본 책인데.
소설가로만 알고 있던 사람의 자전적 에세이 집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읽기 시작하다가 화들짝, 놀라기를 몇 번.
50페이지쯤 읽은 후에 책 껍질을 다시 보고서야 사실을 담은 것임에 다시 놀랐고,
다큐 형식의 솔직함에 다시 한번 놀랐고,
읽으면서, 수없이, 콩닥콩닥.
유부남과의 사랑이니 싱글맘이니 하는 것들이 이미 유명했던가보다.
쉽지 않은 역경을 담아내는 것이, 그녀로서는 삶의 방식인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다 읽을때 쯤에는 조금 안쓰러워졌다.
작가로서의 삶이,
생활인으로서의 행복한 삶과 병행되어서는 안 될 이유가 무엇인가.
혹은, 그래야만 삶의 의미가 있다고, 글 곳곳에서 주장하는 그녀의 소리가.
극적인 체험을, 그리고 극히 사적인 소리들을, 고스란히 쏟아낸 그녀의 글들이
어쩐지 애처로웠다.
한국 핏줄임을 끊임없이 되새기는,
그러나 엄연히 '在日' 일 뿐,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작가 유미리의 글을
어설픈 일본어로 읽고 있음이 조금은 슬펐고..
서로가 각각 다른 모습의 인생을 살고
그에 따라 다른 모습의 생각들이 나타남이 당연한 것임에도...
私、自分の考えと比べても、ぜんぜん違うのでもないのに、ねえ。
彼女も、人からどう言われても、自分の人生が愛らしいかしら。
私がかってに理解できるとも、ダメだとも、言えないもの。
本はよみきり、あれはもう私とはかまわないの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