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09 japan

090324, 신나던 오전.

유니~ 2009. 4. 17. 10:03
떠나는날은 아예 제껴놓고,
마지막 날, 이라 생각하니 미처 못 찾아간 곳들이 하나 가득.....
좋은 가게고 좋은 전시장이고를 떠나서, 그냥 다른종류의 산책을 하고 싶었어요.

적어놨던 메모를 보고,
世田谷(setagaya)선을 타러  三軒茶屋 (sangenjaya)역으로...
시부야에서 메트로로 갈아타면 10분도 안걸리는, 꽤 크고 번화한 곳입니다.
캐롯 타워니 뭐니 쇼핑 센터도 많은데,..
그 한쪽 옆에 자그마한 역이 있고, 거기서부터 下高井戸(simo takaido)역까지, 10개 역, 다 해서 17분 정도의 아주 짧은 노선이에요. 세타가야구 안에서만 왔다갔다하는 듯?  전체가 5 km라는듯.
앞 뒤의 큰 역에서만 사람이 있고, 나머지는 무인 역인데다가,
자그마한 두칸짜리 전차 안에서 직접 돈을 내거나 표를 찍습니다. ..버스같아요.
산겐자야와 시모타카이도 역은 각각 다른 메트로와 연결되는 곳이고요,  그 두 역에서만, 1일권을 판매합니다.

1일권이 320엔. 한번 탈때 140엔인가 그랬으니까..
1일권을 사면 안내도도 주는데, 중간중간에 나름 명소가 많은지.. 주로 신사와 절 , 공원이 잔뜩 소개된 걸 받았습니다..만,
전 그냥, 산책하러 간거라..

중간중간 예쁜 가게도 좋은 골목길도 많다고, 들었고..
시내에서 멀지 않으면서 보통 주택가를 걸을 일이 별로 없잖아요.
(사실, 많이 다니긴 했지만..;)




한바퀴 쭉- 타고 중간중간 내려서 한개 역정도 걷고,
올때마다 다른, 컬러풀하고 작고 귀여운 전차들을 구경하고,
조그만 철길을 따라 걷다가, 동네 길로 꺾어져 들어가 걷다가,
중간에 아가들 뛰어노는 것도 구경하고, 시장통 구경도 좀 하다가...

햇살은 들어왔다 나갔다, 바람도 불었다 조용했다,
변화무쌍한 날씨와  아담한 동네 길, 귓가엔 음악소리,
내일이면 돌아갈 여행자의 마음이란, 참.








원래 양 끝의 문은 타는 문이고, 중간이 내리는 문인데,
이건 종점에서 찍은거라 다같이 내리고 있지요.
버스같은 구조;;



교차로에 서서 전차가 지나가길 기다려 사람들과 길을 건너고,




일본은 워낙 지하철보다 전차가 많은 시스템이지만,
이렇게 주택가 사이로 자그마한 전차가 오가는 모습을 보고,
또 타고 왔다갔다하면서 바깥 구경을 하니..


음악이나 만화, 드라마 등등에 그렇게 자주 전차와 철로가 등장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달까.
무엇보다도 철길과 교차되는, 신호등과 교차로에 자전거와 함께 멈추어 있자니..







서울에서도
시내 가까우면서 살짝 물러난 산동네에서 자라나서 그런것인지,

세타가야 선이 오가는 이 동네는 꼭 우리동네같은 정감있는 곳이었습니다.

아담한 철길, 좁다란 골목길 사이사이로 어깨를 맞댄 자그마한 주택들.
지붕도 대문도 고만고만하게, 어쩜 그렇게 장난감처럼 지어놨는지 아기자기한 집들부터
널따란 정원에 넓직한 차고, 시원시원하게 지어진 집들도 중간중간 지나오고,
세련되진 않았지만 아늑한 가게들,
왠지 모르게 맛있을 것 같았던 동네 과자집,
유모차를 밀고 우르르 줄서서 들어가던 동네 경양식 집..




그렇게 신나게 양쪽 종점을 배회하고, 한정거장 타고 가서 한정거장 철로 따라 걷다가,
다시 타고 한바퀴 돌고, 또 다시 내려서 한정거장 동네길 산책하다가....
짧은 시간동안 거닐면서, 같이 오면 신나서 날뛸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생각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