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09 japan

090317 도쿄, 미술관 관람에도 체력이 따르기 마련.

유니~ 2009. 4. 6. 22:41
서점 순례도 금방 피로해지지만,
갤러리 순회도 금방 지치기 마련이란걸 새삼 깨달은 하루.


일단  아침식사는 숙소 근처의 veloce에서 든든하게.
출근시간에 아침식사와 커피를 찾는 직장인들이 하나 가득이던 카페에서,
유유자적, 달걀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며 사람 구경.

어차피 서울에 있을때도 출근시간의 직장인 무리를 보는 일은 거의 없지만,
카페에서 아침거리를 해결하고 신문 보는 샐러리맨 부대의 반수이상이 나이드신 분들인건 조금 신기했지요.
분위기는 딱 별다방인데.
바쁘게 커피한잔 테이크아웃 해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몰래 사진도 찍다가..

아침부터 쉬엄쉬엄 우에노 역으로....


유럽여행을 포기하고 일본이나 갈까, 하고 검색하다가
큐슈나 간사이 지방도 아닌 도쿄를 또 가게 만들었던 이유중 하나.
http://www.louvre2009.jp/index.html
루브르 미술관전 in japan.
도쿄에서도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었기에,
아침 일찍 첫 코스로 이곳부터.

비록 루브르는 이번에 못 가지만,
이거라도 가야 하지 않겠어요?


물론 갤러리 안에서는 사진을 못 찍습니다.

햇살이 화창하다 못해 따갑던 아침.
설레이며 들어간 커다란 전시장은,  기 대 만 큼 !!  좋았고.
어차피  티켓을 끊은거니까, 하며 잠시 상설전 전시장쪽에 들어갔다가
화려한 소장품전시들에 기가 질렸습니다.
국립서양미술관의 상설전은
http://collection.nmwa.go.jp/artizeweb/search_6_areaart.do;jsessionid=0D537127836E21079F4AD861FF988F67?area.location=12
고갱이나 고호, 쿠르베, 피에르 보나르...
그렇게 미술품에 관심갖고 챙겨보는 타입은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는 유난히. 이들의 화려한 '소장품'전들을 보면서 생각이 복잡해졌지요..

예상치못한 강적들.


두시간도 안되어서 펄펄 넘치던 기운이 사그러들고,
전시장을 나오며 포스터들을 둘러보다

도쿄도미술관으로.
원래는 우에노의숲 미술관이나  박물관쪽을 갈까 했지만.
포스터를 샅샅히 흝어보고 팜플렛을 주워모으다 보니...
http://www.tobikan.jp/
여긴 art & craft 전이라 써있는데 잘 보니. 윌리엄 모리스.

아아.
점심식사마저 미루고 달려간 전시장에서는, 윌리엄 모리스의 작품을 필두로 그 시절 유명한 공예작품들이며 가구, 태피스트리. 식기..
그러니까, 책에서 사진으로 보았던 그 아름다운 서체로 그림처럼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찍혀있는 책들을 볼  수 있었다고요.
커다란 벽면 가득한 벽지들, 문양들, 그 문양들.
그리고 그 의자. 

아트샵에서 그 예쁜 패브릭의 식물 문양 북 커버를 만지작, 만지작, 거리다가 결국 놓고..
시간이 많으니 갖고싶으면 다시 오자 했지만.
그 가까운 우에노에 들를 시간조차 없었으니....

그래도 나오는 길에 셀카는 하나 찍을 수 있었으니 다행.
전시 두개에, 살짝 넋이 나가 있었어요.


뮤지엄 카페의 밥도 관두고 점심밥은 국제어린이도서관의 a런치. 그날은 하야시라이스였지요.

http://www.kodomo.go.jp/index.jsp
커다란 전시장 두군데를 보고 지친 마음에, 국제어린이도서관은, 
또 강한 타격을.
하필이면 노마 콩쿠르 수상작 원화전을 하고 있었고. 
햇살이 잘 드는 창가와  서늘한 실내, 아늑한 정원 테라스.
높은 천장과 조용한 돌계단.
아기자기한 어린이방. 진지한 자료실. 넓직한 전시장.
오랜 책들을 한장면 한장면 볼 수 있었던 전자북 코너.

도서관이란 좋은거죠.
책만 많아도 좋은데,
건물까지 좋으면.
그리고 바깥엔 오래된 나무들과, 더불어서 봄 새싹들이 흐드러지면, 더 좋지요.

나머지, 우에노 공원에 가득한 수많은 뮤지엄들은 결국 못 갔다는거.
..욕심만큼 둘러보려면 일주일은 걸릴지도.